
'거거익선'의 진리, 사계절 전천후 안식처 '에르젠 라운지쉘터'
캠핑을 시작하면 누구나 한 번쯤은 '중복 투자'라는 늪에 빠지게 됩니다. 저 역시 지난 수년간 수많은 장비를 사고팔며 시행착오를 겪어왔습니다. 매번 새로운 박스가 현관에 놓일 때마다 아내의 따가운 눈총을 피하느라 진땀을 뺐지만,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비로소 우리 가족에게 딱 맞는 '인생 텐트'를 선별할 수 있는 안목이 생겼습니다. 특히 텐트는 캠핑 장비 중 가장 고가에 해당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자신의 캠핑 스타일과 인원수를 냉정하게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희와 같은 3인 가족 기준으로 제가 가장 신뢰하는 장비는 단연 '에르젠 라운지쉘터' 시리즈입니다. 캠퍼들 사이에는 '거거익선(크면 클수록 좋다)'이라는 말이 진리처럼 통용되는데, 저와 아내 모두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공간이 좁으면 장비가 들어찼을 때 답답함을 느끼기 쉽지만, 라운지쉘터처럼 가로세로 비율이 일정하고 층고가 높은 텐트는 개방감부터가 다릅니다. 특히 이 쉘터는 8개 정도의 폴대를 교차로 끼우는 직관적인 방식이라, 숙달만 되면 혼자서도 20~30분 내에 피칭이 가능할 만큼 설치 편의성이 뛰어납니다. 또한 가로세로 길이가 같아 규격이 정해진 데크 사이트에서도 죽는 공간 없이 효율적으로 피칭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여름의 구원자, 벌레와 더위를 잡는 '리메이드 지퍼 타프쉘'
캠핑의 꽃이 겨울이라면, 캠핑의 고비는 단연 여름입니다. 쏟아지는 햇볕과 습기, 그리고 무엇보다 아내와 딸아이가 질색하는 '벌레'와의 전쟁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여름철에 제가 전폭적으로 신뢰하는 장비는 '리메이드 지퍼 타프쉘'입니다. 렉타 타프 형태를 기본으로 하기에 광활한 공간감은 기본이고, 상황에 따라 벽면을 자유자재로 교체할 수 있다는 점이 최고의 장점입니다.
벌레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에는 사방을 모기장(매쉬)으로 교체해 바람은 통하되 해충은 완벽히 차단하는 철옹성을 구축합니다. 그러다 밤바람이 서늘해지면 다시 스크린으로 벽면을 바꿔 보온성을 높일 수 있어 활용도가 매우 높습니다. 제가 애지중지하는 카키 색상의 이 타프쉘은 감성까지 챙겨주어 피칭해 놓으면 볼 때마다 뿌듯함이 밀려옵니다. 다만, 타프쉘은 그 덩치만큼이나 설치에 적지 않은 공력이 들어갑니다. 웨빙 줄까지 완벽히 조절하려면 사이트 크기도 넉넉해야 하고, 더운 날씨에 혼자 끙끙대다 보면 금세 지치기 마련이죠. 저는 아내의 도움 없이 홀로 설치하는 편이지만, 초보자분들이라면 더위를 먹지 않도록 반드시 2인 1조로 협력하여 설치 시간을 단축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늑함의 끝판왕, 에어텐트가 주는 '집 같은 편안함'
지금껏 사용해본 텐트 중 가장 강렬하고도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장비는 '에어로그 에어텐트'입니다. 이 텐트를 처음 접했을 때의 충격은 그야말로 '신세계'라는 단어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무거운 폴대와 씨름할 필요 없이 공기 주입만으로 텐트가 자립하는 모습은 피칭 시간과 노동력을 획기적으로 줄여주었습니다. 무엇보다 바닥 일체형 구조가 주는 아늑함은 마치 내 집 안방을 야외로 옮겨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습니다.
아내 역시 캠핑장에서 가장 편안하게 쉬었던 텐트로 주저 없이 에어텐트를 꼽습니다. 데크 사이트에도 쏙 들어가는 적당한 사이즈 덕분에 데크를 선호하는 저희 가족에게 안성맞춤이었죠. 최근에는 에어텐트 시장이 커지며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역시나 걸림돌은 사악한 가격과 어마무시한 무게입니다. 면 소재로 제작된 에어텐트는 보통 40kg을 가뿐히 넘기기에 성인 남성인 저조차 옮길 때마다 허리가 찌릿할 정도입니다. 그런데도 아내는 다시 에어텐트를 사고 싶어 하는 제 마음을 아는지, "하루에 천 원씩 모아서 사보자"며 장난 섞인 응원을 건네기도 합니다. 무게와 부피라는 단점을 상쇄할 만큼 에어텐트가 주는 정서적 안정감이 크다는 반증이겠지요.